배수량(Displacement)은 선박의 실제 무게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하지만 '톤수', '배수량', '총톤수(GT)', '재화중량톤수(DWT)' 같은 용어는 혼동되기 쉽다.
이 글에서는 배수량의 정의, 계산 방식, 흘수선(플림솔 마크)의 의미, 그리고 안전율이 포함된 이유까지 정량적으로 설명한다.
1. 배수량의 개념
배수량은 선박이 물에 떠 있을 때 밀어낸 물의 무게를 의미한다. 이는 곧 선박 자체의 무게이며,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에 따른 정의다. 배가 물에 떠 있으면 선체의 일부가 물속에 잠기고, 그 잠긴 부피만큼의 물을 밀어내게 된다. 이때 밀려난 물의 무게는 곧 배의 무게와 같다.
- 배수량(톤) = 물에 잠긴 부피(㎥) × 물의 밀도(kg/㎥) ÷ 1,000
바닷물의 밀도는 약 1,025kg/㎥,
담수는 약 1,000kg/㎥이며,
1톤은 1,000kg이다.
예를 들어, 잠긴 부피가 10,000㎥라면 배수량은
10,000 × 1,025 ÷ 1,000 = 10,250톤이 된다.
2. 왜 '무게' 대신 '배수량'이라고 하는가
선박은 일반 물체처럼 저울에 올려 무게를 측정할 수 없다. 대신 물에 얼마나 잠기는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무게를 계산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또 선박은 물 위에 떠 있는 부유체이므로 부피와 밀도에 의해 무게가 결정된다. 따라서 물리학적 무게 개념보다는 배가 밀어낸 물의 무게인 '배수량'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배수량은 곧 선박의 실제 무게를 뜻하지만, 그 계산 방식과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용어가 구분되어 사용된다.
3. 배수량의 종류
배수량은 실리는 내용물의 상태에 따라 세 가지로 나뉜다.
- 첫째, 경하 배수량은 아무것도 실리지 않은 선체 자체의 무게다. 즉, 선체와 고정 장비만 포함된 상태다.
- 둘째, 만재 배수량은 연료, 화물, 인원 등 가능한 모든 것을 가득 실었을 때의 총 무게다.
- 셋째, 표준 배수량은 연료나 일부 소모품을 제외하고, 인원과 장비만 실은 상태의 무게이며, 주로 군함에서 사용되는 개념이다.
4. 흘수선과 플림솔 마크란?
흘수선은 배가 물속에 얼마나 잠겼는지를 측정하는 눈금이다. 이는 선박의 앞, 뒤, 좌우 외판에 표시되며, 수면과 만나는 지점을 통해 현재 흘수를 읽을 수 있다.
플림솔 마크는 국제적으로 정해진 적재한계선이다. 원 안에 수평선이 그어진 형태로, 계절과 수역 조건에 따라 실을 수 있는 최대 적재 수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담수, 열대 해수, 겨울 해수, 북대서양 겨울 해역 등 조건별로 선이 구분되어 있다. 이 마크에서 수면이 닿는 지점까지 적재하는 것이 허용된다. 이를 넘기면 과적이며, 국제해사기구(IMO) 규정 위반이 된다.
5. 흘수선에는 안전율이 포함돼 있다
흘수선이나 플림솔 마크는 단순한 최대치가 아니라, 각종 위험 요소를 감안해 일정한 안전 여유가 포함되어 있다. 선박은 파도, 기울기, 풍랑, 수온 변화 등에 따라 복원력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제 가라앉을 수 있는 한계보다 더 위에서 적재 한계를 설정한다.
또한 바닷물은 지역과 온도에 따라 밀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무게를 실어도 더 깊이 잠기거나 덜 잠길 수 있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서 보통 5%에서 15% 정도의 안전율을 포함하여 흘수선을 설정한다.
6. 흘수선에 포함된 안전율은 몇 %인가
상선 기준으로 보면, 보통 10% 내외의 안전율이 포함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선체 자체의 무게가 10,000톤이고 만재 배수량이 25,000톤이라면, 실을 수 있는 화물은 15,000톤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13,500톤 정도까지만 적재하도록 제한하는데, 이는 약 10% 여유를 둔 것이다. 유조선이나 위험물 운반선, 군함의 경우에는 안전율을 더 보수적으로 잡아 15% 이상 여유를 두는 경우도 있다.
7. 결론 요약
배수량은 선박이 밀어낸 물의 무게이며, 이는 곧 선박의 실제 무게와 같다. 하지만 일반적인 무게 측정과 달리 부력과 부피에 기반한 간접 계산 방식이다. 흘수선은 선박이 실을 수 있는 최대 한계를 수면과 눈금으로 나타내며, 이 기준선에는 이미 충분한 안전 여유가 포함돼 있다. 따라서 흘수선까지만 적재하는 것이 법적으로도, 구조적으로도 안전한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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