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당뇨병이 단순히 혈당이 높은 상태가 아니라 간과 근육에 지방이 쌓이면서 에너지를 쓰지 못하는 대사 시스템의 고장임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회복을 이야기하려면, 고장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부터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어디가 막혔는지도 모르면서 뚫을 수는 없다.
어떤 회로가 끊겼는지 모르면서 연결할 수는 없다.
이번 글에서는
망가진 대사 시스템이 왜 회복되지 않고 고착화되는지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 회복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는지를 점검한다.
몸은 회복을 원한다, 하지만 실패한다
인슐린은 계속 분비된다.
간에는 "이제 포도당 만들지 마"라는 신호를,
세포에는 "문을 열고 포도당을 받아들여 에너지를 써라"는 명령을 보낸다.
하지만 간은 그 신호를 무시한 채 포도당을 계속 만들어낸다. 세포는 포도당을 흘려보내며 받아들이지 못한다.
몸은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지방이 축적된 간과 근육은 인슐린의 말을 듣지 않는다.
그 결과, 대사 시스템은 끊임없이 되돌아가는 고장 루프에 갇히게 된다.
회복이 어려운 진짜 이유: 루프에 갇힌 대사 회로
다음은 당뇨병이 회복되지 않고 고착화되는 이유,
즉 ‘대사 루프의 함정’의 대표적인 악순환 구조다.
- 고혈당 → 인슐린 증가 → 세포 반응 없음 → 간은 포도당 생성 계속 → 혈당 더 높아짐 → 더 많은 인슐린 → 췌장 과부하 → 인슐린 저항성 심화
혈당은 계속 높고, 세포는 에너지를 쓰지 못한다.
몸은 스스로 이 루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혈당이 아니라, 구조를 고쳐야 한다
지금까지는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집중해왔다.
하지만 진짜 해결은 혈당이 아니라, 그걸 만들어내고 쓰지 못하게 막는 구조에 있다.
- 간에 쌓인 지방을 줄여 인슐린 신호가 다시 전달되게 해야 한다.
- 근육에서 지방을 제거하고, 인슐린 민감성을 회복시켜야 한다.
- 세포가 포도당을 받아들이고, 안에 있는 글리코겐과 지방산을 스스로 꺼내쓸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회복의 출발점이다.
귀가 막혔는데 소리만 키운다고 귀가 뚫릴 리가 없다.
신호를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리만 높이는 건,
결국 더 큰 혼란과 소모만 가져올 뿐이다.
인슐린을 더 주입하거나, 췌장을 더 자극하거나, 혈당을 억지로 낮추는 약물은 단기적 조치는 될 수 있지만, 구조 회복은 아니다.
진짜 해법은 ‘귀’를 뚫는 것.
즉, 인슐린 신호가 다시 작동하도록 몸의 수용 구조 자체를 복원하는 것이다.
마무리: 회복은 가능하다, 문제는 구조다
연료는 넘치는데, 쓰지 못한다.
몸은 반응하지 않고, 시스템은 고장난 채 돌아간다.
당뇨병은 단순히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회로 자체가 꼬여버린 병이다.
하지만 고장난 시스템은 처음부터 그렇게 설계된 것이 아니다. 회복을 가로막는 건 숫자가 아니라, 작동을 멈춘 회로다.
회복은 수치의 조절이 아니라, 시스템의 재시동에서 시작된다.
고장난 시스템은 되돌릴 수 있다.
우리 몸은 여전히 회복 능력을 갖고 있고,
이제 중요한 건 그 가능성을 실현할 방법을 찾고,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 회로를 되살리면, 혈당 수치는 저절로 내려간다 – 몸의 자가치료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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