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 자유

간과 근육에 지방이 쌓이면 당뇨병이 시작된다 – 고지방식, 과식이 핵심 원인

nice60life 2025. 4. 22. 22:04

당뇨병이라고 하면 흔히 혈당이 높아지는 병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절반만 맞습니다. 실제로는 혈당이 높아졌을 때 이를 처리하라고 지시하는 인슐린의 명령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병의 본질입니다.

그렇다면 인슐린 저항성은 왜 생길까요? 그 핵심에 있는 것이 바로 지방의 비정상적 축적, 특히 간과 근육세포 안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입니다.

혈당은 넘치는데, 세포는 굶는다?

당뇨병은 아이러니한 상태입니다. 혈관 안에는 포도당이 넘쳐나는데, 정작 세포는 에너지 부족 상태입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세포가 포도당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슐린이 분비되어도 세포가 그 명령을 따르지 않는 상태, 이게 바로 인슐린 저항성이고, 그 근본 원인 중 하나가 지방이 세포 안에까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현상입니다.

고지방식, 과식은 어떻게 지방을 ‘잘못된 곳’에 쌓이게 하나

우리가 음식을 과잉 섭취하면, 남는 에너지는 지방산(TG) 형태로 전환되어 저장됩니다. 이 지방은 원래 지방세포에 저장되지만, 저장 용량을 초과하면 간과 근육세포처럼 원래 저장을 담당하지 않는 조직까지 침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대사적으로 위험한 상태의 시작입니다.

간은 원래 포도당 생성과 저장을 조절하는 기관이고,
근육은 포도당을 흡수하고 사용하는 핵심 에너지 소비처인데,

이 두 기관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인슐린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됩니다.

간에 지방이 쌓이면 벌어지는 일

우리 몸을 자동차 연료 시스템에 비유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포도당은 연료(기름),
  - 혈관은 연료탱크,
  - 세포(특히 근육)는 엔진,
  - 간은 연료를 공급하는 주유소,
  - 인슐린은 이 모든 걸 조절하는 제어 시스템입니다.

간(주유소)은 원래 인슐린의 신호를 받아, 연료가 충분할 땐 포도당 생산을 멈추고 저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하지만 간세포 안에 지방이 과도하게 쌓이면, 내부 신호 체계가 교란되면서 인슐린의 “그만 만들어”라는 지시가 무시됩니다.

그 결과,
혈관(연료탱크)에는 이미 연료(포도당)가 가득한데,
간은 고장 난 주유소처럼 연료를 계속 쏟아붓고,
결국 연료는 넘쳐흐르며 고혈당 상태가 계속됩니다.

근육에 지방이 쌓이면 벌어지는 일

근육은 포도당을 흡수해 에너지를 만드는 주된 엔진입니다. 하지만 근육세포 내부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포도당을 받아들이고 처리할 여유가 없어집니다.

인슐린이 문을 열어줘도, 세포 안은 이미 포화 상태
포도당이 들어올 수 없어 에너지를 만들지 못함

뿐만 아니라, 세포 안에 이미 저장되어 있던 글리코겐이나 지방산 같은 자체 연료조차도 제대로 쓰지 못하게 됩니다. 지방 축적이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방해하고, 지방산 대사 경로를 억제하기 때문입니다.

즉, 들어오는 연료도 못 쓰고, 안에 있는 연료도 못 꺼내 쓰는 이중 장애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지방 축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DAG, 세라마이드 같은 물질은 세포 내부의 인슐린 신호전달 경로를 무력화시켜, 포도당이 들어와도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게 만듭니다.

결국,
포도당은 흘러넘치고,
세포는 에너지를 못 쓰고,
혈당은 계속 오르고,

몸은 연료가 넘쳐도 움직이지 못하는 차와 같은 상태가 됩니다.

마무리: 당뇨병은 대사 시스템 고장이다

당뇨병은 단지 혈당이 높은 병이 아닙니다.
그것은 연료(포도당)는 충분한데도,
세포와 대사 기관들이 그 연료를 받아들이거나 써먹지 못하는 구조적 시스템의 붕괴입니다.

간은 연료가 넘치는데도 계속 생산을 멈추지 않고,
근육은 연료가 흘러들어와도 쓸 수 없습니다.
결국 우리 몸은 ‘연료는 있는데 멈춰버린 차’처럼 기능 저하 상태로 빠져드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망가진 시스템, 과연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을까요?

정말 연료가 넘치는 이 몸을, 다시 정상적으로 움직이게 만들 수는 없는 걸까요?

제대로 진단해야 제대로 고칠 수 있다 – 고장난 인슐린 저항 시스템을 해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