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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넘어 수소차로: 현대자동차의 30년 집념과 미래 비전

nice60life 2025. 4. 29. 06:00

전기차는 친환경 이동 수단의 핵심으로 주목받으며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 배터리 원료 수급 문제, 극한 기후에서의 주행거리 감소 등 여러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자동차는 수소차라는 대안을 30년 가까이 준비해왔습니다. 단순히 전기차에 머무르지 않고, 그 다음을 바라본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략은 오늘날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수소차 개발 30년의 역사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차(FCEV)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이후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인 투싼 FCEV를 출시했습니다. 2018년에는 전용 수소차 플랫폼을 적용한 넥쏘(NEXO)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수소차 대중화에 나섰습니다.

넥쏘는 5분 이내의 충전 시간으로 약 60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영하 30도의 극한 기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넥쏘는 국내 약 8,400대, 해외 약 1,200대가 판매되어 총 약 9,600대가 출하되었습니다. 현대차는 글로벌 수소 승용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수소 기술 혁신

현대차는 단순히 수소차를 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술 혁신을 지속해왔습니다.

첫째, 연료전지 시스템의 소형화와 고효율화를 이뤄냈습니다. 기존 대비 크기를 30% 줄이고, 효율은 40% 향상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차량 공간 효율성과 생산 원가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Hydrogen Wave Forum, 2021)

둘째, 수소차의 핵심 부품인 촉매에 사용되는 고가의 백금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KAIST와 MIT 공동 연구팀이 개발한 대체 촉매는 기존 대비 1/100 비용으로 백금의 80% 수준 효율을 달성했으며, 이는 수소차 가격 인하에 직접적인 기여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출처: Nature Materials, 2023)

셋째, 현대차는 바닷물과 태양광만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혁신적 기술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을 별도의 정제 없이 바로 수소 생산에 사용하는 기술은 2025년 실증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30년 본격 상용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출처: MIT Energy Initiative, 2024)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현대차의 위상

현재 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 수소 승용차를 본격적으로 양산하고 판매하는 메이저 제조사는 현대자동차가 사실상 유일합니다.

도요타는 2014년 미라이(Mirai)를 출시했지만, 2024년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약 2만 7,500대에 불과합니다. BMW는 iX5 Hydrogen이라는 시범용 수소차를 소량 생산했지만, 이는 연구용으로 100대 정도 제작된 것에 그치며 소비자 판매용 양산 모델은 없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GLC F-CELL 모델을 소규모 생산한 뒤 수소차 사업을 사실상 중단했고, 혼다 역시 클라리티 수소차를 2021년에 단종시켰습니다.
(출처: Financial Times, Car and Driver, 2024)

현대차는 넥쏘 외에도 상용 수소차 부문에서도 선도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소트럭 엑시언트는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시장에 수출되어 상업 운송 분야에서도 수소차 실용화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수소를 고집하는 이유

현대자동차가 수소차에 집중하는 이유는 단순히 기술적 도전이 아닙니다. 수소 모빌리티는 전기차가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수소차는 5분 이내의 빠른 충전이 가능합니다. 이는 전기차의 고속충전보다 훨씬 빠르며, 내연기관차와 유사한 사용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둘째, 주행거리가 길고 극한 기후에도 성능 저하가 적습니다. 넥쏘는 6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겨울철에도 주행거리가 크게 감소하지 않습니다. 전기차는 겨울철 주행거리가 최대 40%까지 감소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셋째, 희귀광물 사용량이 적습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을 대량 사용하는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희귀 자원을 필요로 합니다. 백금 대체 촉매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원 의존도를 더욱 줄일 수 있습니다.

넷째, 재활용성이 뛰어납니다. 수소 연료전지는 주요 금속 성분을 90% 이상 재활용할 수 있으며, 수명 또한 배터리에 비해 긴 편입니다.

다섯째, 에너지 안보에 기여합니다. 한국처럼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국가에서는 수소를 자체 생산하여 석유·가스 수입 의존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여섯째, 다양한 운송수단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수소는 승용차뿐 아니라 트럭, 버스, 기차, 선박, 항공기 등 다양한 대형 운송수단에 적합합니다.

현대차의 수소 비전 2040

현대차는 'Fuel Cell Vision 2030'을 통해 연간 70만 대의 수소 연료전지 시스템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또한 'Hydrogen Vision 2040'을 통해 승용차, 상용차, 해운, 항공 등 전 영역에 수소 에너지를 적용하고, 글로벌 수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입니다.

2030년까지 수소차 연간 판매량을 20만 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설정했습니다.
(출처: 현대자동차 Hydrogen Vision 2040 공식 발표)

결론: 기술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기술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철학 아래, 30년 동안 묵묵히 수소차 기술 개발에 매진해왔습니다.

지금은 전기차가 대세처럼 보이지만, 현대차는 그 다음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체 솔루션으로서, 수소 모빌리티는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점점 더 필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끈질긴 투자와 긴 호흡은,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꿀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현대차 수소차,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다